1년을 넘긴 인수는 아홉 배 더 깨진다

인수 기사는 발표한 날에만 쏟아진다. 그런데 발표는 시작일 뿐이고, 그 뒤에 심사가 있다. 어떤 건은 다섯 달 만에 조용히 끝나고, 어떤 건은 몇 년을 끌다 깨진다.

그 사이의 시간을 재 봤다. 우리가 모은 인수 중 이미 끝난 것은 50건이다.

절반은 다섯 달 안에 끝난다

끝까지 간 건들이 걸린 시간의 가운데 값은 4.9개월이다. 발표하고 한 계절 반이면 끝난다는 뜻이다. 그러니 "아직 안 끝났다"는 상태는 생각보다 짧게 지나간다.

문제는 그 창을 넘긴 건들이다.

1년이 선이다

끝난 50건을 1년으로 갈라 세면 이렇게 된다.

걸린 시간건수무산무산 비율
1년 이내3812.6%
1년 초과12325.0%

1년을 넘긴 인수는 그 안에 끝난 인수보다 9.5배 더 깨졌다.

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다. 시간이 인수를 깨는 것이 아니다. 순서가 반대다 — 경쟁당국이 오래 들여다볼 만한 건이니 오래 걸리는 것이고, 그런 건이 깨진다. 시간은 원인이 아니라 먼저 보이는 증상이다. 다만 밖에서 볼 수 있는 신호 중에는 이만큼 이른 것이 없다.

1년을 넘긴 건들

발표에서 끝까지 걸린 시간

깨진 것들은 모두 규제에서 멈췄다. NVIDIA → Arm이 1년 5개월, Adobe → Figma가 1년 3개월, 한국조선해양 → 대우조선가 2년 10개월를 끌다 엎어졌다.

그런데 이 목록의 맨 위는 대한항공 → 아시아나다. 4년 1개월을 끌고도 끝났다. 그러니 1년은 사형 선고가 아니라 경보음이다 — 깨진 건은 모두 이 구간에 있었지만, 이 구간에 있다고 다 깨지지는 않았다.

발표는 월요일에 한다

시간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. 발표한 요일을 세면 월요일이 23건, 전체의 42%다.

주말 동안 이사회를 열고 서류를 맞춘 뒤 장이 열리기 전 아침에 낸다고 보면 맞는 그림이다 — 이건 해석이고, 데이터가 말하는 것은 월요일에 몰린다는 사실까지다.

숨기고 싶은 소식을 금요일 늦게 내는 습관을 생각하면, 인수 발표가 그 반대편 끝에 몰린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. 인수는 알리려고 하는 발표다.

지금 시계 위에 있는 인수들

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아직 아무도 1년 선을 넘지 않았다. NVIDIA → Hugging Face는 2027년 상반기 종결 예정이라고 발표됐다 — 그대로면 아홉 달 남짓, 선 바로 아래다.

그 선을 넘기는 순간이 이 인수에서 처음으로 나쁜 신호가 나오는 자리다. 금액도, 배수도 아니다.

정리

  • 끝까지 간 인수의 절반은 4.9개월 안에 끝난다
  • 1년을 넘기면 무산 비율이 2.6%에서 25.0%로 뛴다 — 9.5배
  • 다만 시간은 원인이 아니라 증상이다. 4년을 끌고도 끝난 건이 있다
  • 진행 중인 인수를 볼 때 첫 번째로 볼 것은 값이 아니라 달력이다